몇년만에 형이 귀국한다는 소식에 부산 고향집으로.
서울에 비하면 날씨도 봄날이라 부산대 앞으로 마실을 나갔더니
못 보던게 학교 전경을 가로막고 있었다.
센텀시티나 영등포 타임스퀘어 축소판같다.
그 자리에 있던 체육관은 대체 어디로 날려보낸거냐.
밖에서 볼 때는 이게 무슨놈의 국립부산스퀘어냐 그랬는데
막상 안에 들어가서 여기저기 구경하다보니
입점업체가 적다는 것이 개탄스럽더라. -_-;
대학시절 내 하루평균 용돈은 3000원이었다.
예비역 시절에는 그나마 과외도 좀 뛰고
알바 파트너였던 주성치군과 노가다, 전단 붙이기부터 부동산 시세 조사까지
오만때만 돈벌이를 섭렵하느라 주머니 사정이 조금 나았는데
그 전까지는 하루 3000원으로 차비(1000원), 밥값(학생식당 쇠고기국밥 800원), 담배값(88라이트 900원) 쓰고나면 땡이었다.
잔돈이 남으면 그걸로 비디오를 빌려다가(신프로 500원 구프로 200원) 동아리방에서 죽때렸고
지폐 여유가 있는 날에는 1500원짜리 떡볶이 안주에 소주 한 병은 마실 수 있었다.
모르긴 해도 차비 밥값만으로 지갑이 빠듯한 학생들이
지금 또한 적지 않을 것 같은데
10~15년 전에 비하면 위화감을 자극하는 환경들이 너무 늘어나 버렸다.
그나마 3000원짜리 파전 안주를 팔던 동동주집만은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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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발길 나선 김에
국립부산스퀘어 롯데시네마에서 <전우치> 관람.
걱정했던 것보다는 즐겁게 봤는데
그래도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거다.
처음 가 보는 길에서 헤메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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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와
단골이었던 온천장 소방서 칼국수집에 들렀다.
딴 것보다 하절기 냉김치칼국수가 일품인 집인데
새롭게 온김치칼국수를 메뉴에 올렸기에 시험삼아 주문해서 먹었다.
처음 가 보는 길에서 헤메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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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상행선에서 꼬박꼬박 졸다가
고개가 꺾이는 바람에 화들짝 눈을 떴더니 설국이었다.
기차를 타기 직전 부산의 날씨는 서울의 늦가을, 또는 3월 기온이었다.
폭설 대신 소나기가 내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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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 내렸더니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횡단보도도, 차도 모두 자취를 감추었고 여기저기 작은 눈언덕들이 솟아 있었다.
부산 날씨에 속아 괜히 얇은 옷을 받쳐 입었다가
덜덜 떨면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내 뒤에 서 있던 러시아 아가씨는
이깟 눈과 추위가 무슨 대수냐는 듯
깔깔거리며 한국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