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크 크루세이더스 - 슬퍼서 참을 수 없다

 ザ フォーク クルセダーズ - 悲しくてやりきれない


‘슬퍼서 참을 수 없다’는 70년대 일본 대중음악계를 강타한 포크 유행의 실질적인 효시, 더 포크 크루세이더스(이하 ‘포크루’)의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싱글이다. 애매하게 표현한 것은 그들의 데뷔 싱글인 ‘돌아온 주정뱅이(帰って来たヨッパライ, 1967)’와 ‘슬퍼서 참을 수 없다’ 사이에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곡이 하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임진강(イムジン河)’이다.
 
언더그라운드 시절부터 포크루의 단골 레퍼터리였던 ‘임진강’은 작사가 마츠야마 다케시의 일본어 가사 버전이다(마츠야마는 학창시절 조총련계 조선인 급우로부터 이 노래를 배웠고 그 일화는 영화 <박치기>의 모티브가 되었다). 그런데 포크루의 두 번째 싱글로서 ‘임진강’이 발매되기 직전이었던 1968년 2월, 북한은 조총련을 통해 당시 음반사였던 도시바에 ‘원래의 작사․작곡가를 명시하고 원곡과 동일하게 가사를 수정하라’고 요구해왔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담은 원곡 가사로 도저히 수정할 수 없었던 도시바 측에서는 결국 발매 중지 조치를 내렸고, 이후 2002년 CD로 복각되어 재발매되기 전까지 포크루 버전의 ‘임진강’은 라디오나 텔레비전에서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갑작스런 발매중지에 따라 부랴부랴 준비한 차기작 ‘슬퍼서 참을 수 없다’도 실은 ‘임진강’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돌아온 주정뱅이’로 일본 가요계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포크루였던 만큼 도시바 측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다음 싱글을 발표하도록 압박했고 마침내는 밴드 내 작곡 담당이었던 가토 가즈히코를 감금하다시피해서 곡을 쓰게 했다. 고심하던 가토는 ‘임진강’의 마스터 테이프를 역회전 재생한 후 거꾸로 진행되는 ‘임진강’의 악상을 충실히 악보에 담았다. 이 기발한 착상의 곡이, ‘임진강’ 발매 중지 1달 만에 발표된 포크루의 새 싱글 ‘슬퍼서 참을 수 없다’이다.

‘눈부신 하늘 / 오늘도 멀리서 바라보니 / 눈물이 흘러내린다 / 슬퍼서 슬퍼서 / 도저히 견딜 수 없다’는 가사의 ‘슬퍼서 참을 수 없다’는 이후 전공투 발족(1968년)과 도쿄대 야스다 강당 점거(1969년) 등 발매 당시의 주요 사건들을 환기하는 시대의 BGM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상 씨네21 기고분)


'임진강'과 '슬퍼서 참을 수 없다'의 탄생비화를 담은 다큐멘터리

포크루의 가토 가즈히코가 '임진강'의 역회전 발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돌아온 주정뱅이'에서 레코드 회전수로
장난을 쳐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돌아온 주정뱅이'는 보컬 트랙을 1.5배 이상 빠르게 재생한, 이른바 '칩멍크 사운드'로
유머러스한 가사와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싱글이다.

'돌아온 주정뱅이'의 대히트는 결국 같은 제목의 영화 제작으로도 이어졌는데
와카마츠 코지와 함께 일본 영화계의 극렬 좌빨로 유명한 아다치 마사오가 각본을 쓰고
오시마 나기사가 연출을 맡았으며 포크루 멤버들도 직접 출연한 이 영화 역시
재일 조선인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음으로 양으로 남북한과 인연이 많았던 일본 밴드가 포크루였던 게다.

음악적으로 포크루는 70년대 일본 포크계를 양분했던
요시다 타쿠로와 이노우에 요스이 모두에게
직접적(요시다) 또는 간접적(이노우에)으로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胸にしみる 空のかがやき
가슴에 사무치는 눈부신 하늘
今日も遠くながめ 涙を流す
오늘도 멀리서 바라보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悲しくて 悲しくて
슬퍼서 슬퍼서
とてもやりきれない
도저히 견딜 수 없다.
このやるせない もやもやを
이 풀릴 길 없는 답답함을
誰かに 告げようか
누구에게 고할까

白い雲は 流れ流れて
흰구름은 흐르고 흐르는데
今日も夢はもつれ わびしく揺れる 
오늘도 꿈은 헝클어져 쓸쓸하게 흔들린다.
悲しくて悲しくて
슬퍼서 슬퍼서 
とてもやりきれない
도저히 견딜 수 없다. 
この限りない むなしさの
이 한없는 공허함을
救いはないだろうか
구할 수 없는 걸까.

深い森の緑にだかれ
깊은 숲속 녹음에 안겨서
今日も風の唄に しみじみ嘆く
오늘도 바람의 노래에 가슴 깊이 탄식한다. 
悲しくて悲しくて
슬퍼서 슬퍼서
とてもやりきれない
도저히 견딜 수 없다. 
この燃えたぎる 苦しさは
이 타는 것같은 쓰라림은
明日も 続くのか
내일도 이어질까
明日も 続くのか
내일도 이어질까





포크루의 가토 가즈히코와 The Alfee의 사카자키 코노스케가 협연한 버전.
사카자키는 포크루와의 인연으로 영화 <박치기>에서 오다기리 죠가 맡았던 배역에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게 해 주었다.

영화 <박치기> 중 사카자키(오다기리 죠)가 부르는 '슬퍼서 참을 수 없다'


서던 올스타즈의 구와타 케이스케 버전.
구와타는 종종 소규모 공연에서 '임진강'을 한국어로 부르기도 한다.


야노 아키코가 리메이크한 가장 독특한 어레인지의 '슬퍼서 참을 수 없다'.

by 카오루 | 2009/01/17 06:12 | 쇼와가요대전집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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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iam1969 at 2009/10/12 10:59

제목 : once again
유투브에서 그냥 노래 몇곡을 듣다. &amp;......more

Commented by toru at 2009/08/10 02:17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카오루 at 2009/08/12 23:5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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