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지름신 박멸운동 잡문

이번 주 이베이에서 올림푸스 뮤2를 주문한 것을 끝으로 당분간은 필름카메라를 사지 않기로 했다. 기한도 박았다. 앞으로 1년. 그 동안에는 지금 가지고 있는 미니룩스, T2, (그리고 곧 도착할) 뮤2를 가지고 열심히 찍어보고, 그럼에도 지름신이 가시지 않으면 그 후에 추가로 지를 요량이다. 이렇게 기한까지 박아서 몰아내려고 하는 지름신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미놀타 tc-1이다.

지난 주 금요일 밤이던가, 종종 들르던 중고카메라샵에 'tc-1 박스품 A+급'제품이 생각보다 무척 착한 가격에 뜬 게 고민의 시작이었다. 사실 가지고 있는 T2나 미니룩스 모두 약점을 가지고 있는 카메라인지라 그 단점들을 상쇄할 만한 단 하나의 카메라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심지어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은 T2와 미니룩스까지 팔고 tc-1을 살까라는 충동에 거의 밤새 끙끙댔으나, 자고 일어났더니 생각이 말끔히 정리되었다. 단점이 있다고 해도 T2, 미니룩스 모두 자타공인 명기들이고 5년에 한번 꼴로 업데이트를 해줘야 하는 디카도 아니니 길게 생각해서 가지고 있기로. T2는 T2고, 미니룩스는 미니룩스고, tc-1은 tc-1이다. 대신 현재 T2와 미니룩스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들(접사, 스팟측광, 사이즈 등등)을 달래기 위해 지금은 저렴한 똑딱이 하나만 더 사자고 타협해서 주문한 게 올림푸스 뮤2. 꿩 대신 닭인 셈이다. 

말은 이렇게 했는데 초심자 티 팍팍 내며 이 사이트 저 커뮤니티 돌아다니다 보니 tc-1 아닌 다른 똑딱이들에도 매일 밤마다 혹하고 있다. 어제는 야시카T4가 만들어내는 좀 묘한 느낌의 사진들에 호기심이 부풀고, 오늘은 미놀타 af-c의 디자인과 단단한 완성도의 사진들에 침을 삼키는 식이다. 심지어 내 실력으로는 넘보지도 못할 아거스 c-3까지도 한참을 들여다보고 앉았으니, 이거 원 동호회 순례도 그만 때려치고 그 시간에 잠자는 고양이 사진이라도 한 장 더 찍는 게 낫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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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1/04/08 11:1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카오루 2011/04/08 13:15 #

    역시 tc-1을 손에 넣어도 마찬가지인 거로군요.ㅠㅠ 저도 겁이 나는게 막상 tc-1을 사게 되면, 왠지 모르겠지만 그 다음에는 T2를 팔고 T3를 사고 싶어질 것 같아요. (근데 블로그에 올려두신 tc-1 결과물들을 보니 또 흔들립니다;;)
  • 2011/04/08 11:5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카오루 2011/04/08 13:28 #

    아니, 지름신께서 친히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_-;;
    설령 tc-1을 산다고 해도 그게 끝이 아닐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이렇게나마 문서(...)로 못을 박아두려 한 건데...
    문제는 'A+급 tc-1 박스품'이 아직까지도 안 팔린채로 "나 좋아요. 사가세요."하면서 유혹하고 있다는 거지. ㅠㅠ
  • 2011/04/11 18:2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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